“ 2025년 3월 4일 나는 제주 덕천리에 디지털 카메라의 촬상소자 비율만큼의 땅(3.3x4.4m)을 확보하고, 그 ‘땅’을 촬영한 이미지를 실물 크기로 출력해 다시 현장에 되돌려 놓았다. 이후 시간과 자연에 의해 변형되고 소진되는 이미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 에 나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
2025。 07。 09 。5:18pm
<한 장의 땅: 소멸하는 물질 이동하는 의미>는 현실의 땅을 복제한 사진(이미지)의 사라짐을 끝까지 관찰함으로써 이미지가 가치를 만드는 순간과 사진의 존재 방식을 다시 묻습니다. 중성지와 영구보존 잉크로 출력 된 사진은 그것이 촬영된 자리에 다시 놓여, 자연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변형되며 사라집니다. 저는 시각적으로 땅 자체인 사진(종이)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을 치열하게 기록합니다. 소진(Exhaustion)*. 여기서 소진은 단순한 파괴나 소모가 아니라, 그 위에 스며있는 시간과 흔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해체의 과정이자, 새로운 의미 생성의 시작점입니다. 여기서 저의 창작은 시작됩니다.
* 프로젝트는 20세기 후반, 조르주 페렉이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기 위한 시도』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쓰는 실험 글쓰에서 모티브를 얻어 진행되었습니다.
3개월 동안 땅에 놓인 사진들 160장.
첫 발굴 2025. 09. 18
첫 사진을 땅에 놓은지 5개월 14일만에 중간 점검을 위해 Nr.001 사진을 땅에서 떠냈다. 불과 5개월 만에 사진의 많은 부분이 땅에 흡수된 것인지 사라져 있었다.
필로그라프, Philograph 21x29.7cm x160p Resin, Soil & Plants from Doekcheon-ri 2025
사라진 땅 위의 사진(종이)를 표현한 작업. 덕천리 땅의 흙과 식물이 포함된 투명한 종이 형상은 사진(종이)은 분해되어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이미지'에 대한 물질적 증거이다.
남은선 Remaining lines A5 책 2026
<남은선 Remaining lines>은 사진을 눌러 놓았던 돌의 형상과, 사진에 찍혀있던 대상(묵은 풀의 조각이나 새로 돋아나는 생명들)을 그린 드로잉이다. 뒷면에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드는 사진과, 땅의 물질들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두었다.
01 JUL 25 사물을 가장 분명한 방식으로 현존하게 만드는 것. 우연히 놓인 그대로의 사물을 발견하는 것.
02 JUL 25 우연과 자연은 항상 인간보다 더 나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03 JUL 25 땅 위의 물체가 예술의 공허함 속에 떠 있다.
04 JUL 25 화려하지 않을 수도 심지어 재미있지 않을수도.. 나는 사진은 현실의 자연스러움에 다가가야 한다 생각한다. 최종 결과물이 예술적이든 그렇지 않든.
05 JUL 25 사진을 다시 그린다는 것. 작은 차이들과 함게 무한히 반복될 수 있다.
05 JUL 25 사실 예술은 스펙타클의 정 반대가 아닐까? 스펙타클은 현실의 환상이고 이야기는 진실을 흐릿하게 만들다. 그래서 예술은 자연스러움에 접근해야 한다.
02 JUL 25 우연과 자연은 항상 인간보다 더 나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03 JUL 25 땅 위의 물체가 예술의 공허함 속에 떠 있다.
04 JUL 25 화려하지 않을 수도 심지어 재미있지 않을수도.. 나는 사진은 현실의 자연스러움에 다가가야 한다 생각한다. 최종 결과물이 예술적이든 그렇지 않든.
05 JUL 25 사진을 다시 그린다는 것. 작은 차이들과 함게 무한히 반복될 수 있다.
05 JUL 25 사실 예술은 스펙타클의 정 반대가 아닐까? 스펙타클은 현실의 환상이고 이야기는 진실을 흐릿하게 만들다. 그래서 예술은 자연스러움에 접근해야 한다.
사진이 현실을 재현했다면, 드로잉은 그 사진을 다시 해석하며 또 다른 층위의 관찰을 만들어냈다. 이 드로잉은 다시 여러 협업자들에게 전달되었다. 8명의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드로잉을 다시 읽고 해석하며 새로운 이미지와 물질을 덧붙이고 있다. 하나의 땅에서 시작된 이미지는 사진이 되고, 드로잉이 되고, 다시 다른 사람들의 해석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중이다.
최종적으로 나의 드로잉은 책으로 엮일 예정이다. 전시나 시리즈작품을 기록하기 위한 도록보다는, 관찰과 해석의 과정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열린 장치가 될 것이다. 독자가 이 선들 위에 색을 입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미지를 완성하는 순간, 그는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협업자가 될 것이다. 어쩌면 사진의 의미는 이미지를 찍는 순간이 아니라, 그것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과정속에서 또는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